(짧은) 미국 생활

[캘리포니아 한 달 살이] 난생 첫 에어비앤비와 공항 노숙(?)

Haejiness 2022. 6. 28. 16:02

미국으로 오기 전,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는 확정을 받아놓은 상태였다.

최종 승인이 되기까지 POF(Proof Of Funds) 제출에 애를 좀 먹으며 교수님까지 나서 도와주셨지만.. (감사합니다 교수님💜)

어찌저찌 아슬아슬하게 학회장 도착할 때 쯔음부터 캘리포냐 숙소는 정해져있었고 별 문제 없었다.

 

하지만... 최종 승인 이후 알게된 우리의 체크인 가능 시간 ㅎㅎ : 3 pm 이었다.

우리는 오전 12시에 도착하는데, 오후 3시에 체크인이 가능하다는 건 약 15시간을 홈리스 생활을 해야하는 거였다.

Early check-in이 되는지 확인해봐야겠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학회 기간동안 정신 없이 보내느라 그러지는 못했다.

결국 뉴올리언스 - 샌프란 으로 가는 도중 오후 10시 50분 쯤 경유지에서 급히 전화해봤더니, early check-in이 가능하더라도 11시부터 가능하고, 그게 가능한지는 오전 6시가 되어야 확인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럼 11시간은 어쨌든 우리가 알아서 해야했다.

원통하게도 비행기도 한 치의 연착 없이, 심지어 일찍 도착해버렸다. ㅋ 살다살다 비행기 타면서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건 또 처음이었다. 🤦‍♀️

 

그 상황에서 가능한 선택지는 1) 공항 노숙 2) 주변 저렴한 숙소에서 잠만 자기 였다. 

둘다 나쁘지 않았지만 도착해서 숙소를 좀 찾아보니 이미 밤 12시라 체크인 하기도 애매하고 가격도 애매했다. 검색해보니 SFO(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자는 방법은 오피셜하게 안내된 자료가 있어서 그걸 믿고 공항에서 노숙을 함 해보기로 했다. ㅎㅎ

 


공항 노숙

노숙을 마치고 슬슬 이동하려고 하는 중

사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자는 법이 잘 나와있는데, 이건 내 생각엔 경유하는 케이스..?에 해당할 듯하다. 혹은 국제선이거나..?

우리는 일단 국내선을 이용했고, 터미널에서 짐을 찾으러 나가는 길목에는 긴 소파와 자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밖으로 나가 짐을 찾고 나서는 거의... 그냥 코앞이 출구였다. 긴 소파는 없고 그냥 기껏해야 둥그런 의자들만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매우 추웠다

그리고 걸어다니며 종종 쌀벌한 사람들이 째려보기도 하고.. 밤이라 사람도 많지 않아서 이 공항에서 어디서 어떻게 묵어야 하나 하며 흩어져서 공간을 좀 찾아봤다. 그렇게 발견한 곳은!

 

이런 장소였다.

의자긴 한데 꽤 편했다! 단점은 찬 공기 때문에... 다들 추워하고 있었는데, 얼마 뒤 성범이가 찬공기가 덜하고 아늑한 2층 장소를 찾아와서 다같이 이동..ㅎㅎ

누구는 카페트 위에 이불 깔고 누워서 자고..ㅋㅋㅋ 누구는 고꾸라져서 의자 위에서 자고 누구는 계속 자세 바꾸면서 잠을 설쳤다. 나는 왜인지 짐을 가만히 두고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게 무서워서 그냥 밤을 샜다. 뭐라도 하면서 새려 했는데 이미 피곤에 찌들어서 노트북 들고 몇 글자만 치면 잠들어버려서 그냥 깨어있는 거에 집중하면서 밤을 보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가 두번째로 찾은 장소에는 별로 사람들이 다니지 않았다는 건데, 공항 안에도 홈리스나 험악한(?)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아 공항에서 잘 생각이라면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유지니가 직접 목격한 사례도 몇 되고, 우리 다같이 밥 먹고 있을 때도 키 큰 누군가 옆에 와서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머라머라 하면서 돈 달라는 거처럼 굴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미국이군.. 싶었다. 사실 하도 많이 들어서 크게 이상하지도 않았음,,,

 

새벽 5시쯤 되어가니 슬슬 일어나기 시작했고,

6시에 에어비앤비에서 답을 준다고 했기 때문에 목빠지게 기다렸다가 6시부터 폭풍 전화를 걸었는데 아직 출근 안한 것 같았다.

자율출퇴근제냐며,,ㅋㅋㅋ

 

중간중간 성범이가 공항 탐색을 하러 다녀왔는데, 너무 웃겼다. 갔다와서 정보 주면 이동할지 말지 결정하는 게 진짜 흡사 유목민들....

결국 언제까지 확답을 기다리며 거기에 있을 순 없고 배도 고파져서 국제선 쪽으로 이동하면 먹을 게 많다는 판단 하에 에어트레인을 타고 국제선으로 이동했다. ㅋㅋㅋ

 

에어트레인(Air Train) : 국내선에서 국제선으로

국내선 - 국제선 이동하는 에어트레인. 사람이 없이 텅텅 비어있었다.

타러 올라갈 때 두 갈림길이 있었는데, 서울 지하철에서 늘상 그렇듯 어디로 올라가든 양쪽에 오고 가는 열차는 똑같이 있었다. 에스컬레이터가 살아있는 쪽으로 올라갔다. 우리는 블루라인을 타야했다.(하지만 레드라인도 국제선 가는 것 같았음. 차이를 잘 모르겠다) 안에 사람이 텅텅 비어서 편하게 갔다! 

한국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노약자석이 있는데, 나의 뇌피셜이지만 Priority~ 어쩌구 라고 써진 좌석들은 해당하는 사람들이 오면 양보하면 되는 것 같았고, 장애인을 위해 비워두라는 듯한 좌석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임산부석 비워놓는 것처럼 거긴 상시 비워놔야 하는 것 같았다. 이런 시스템에 좀 관심 가는 편이라, 여기선 어떻게 되어있는지 보는 게 재밌었다 *_*

 

그렇게 이동해서 국제선으로 가니 무슨 천국이 펼쳐졌다...ㅇ0ㅇ

역시 국제선이 최고라며 바로 아침 사먹고 버티다가 클리퍼 카드를 사러 갔다.

국제선 쪽으로 넘어가 아침 먹은 곳 ㅎㅎ

 

클리퍼 카드 (Clipper Card)

어플도 있다던데, 어플 사용은 안드로이드가 편한 듯 하다. (애플 앱스토어에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대중교통 이용에 편히 쓸 수 있는, 쉽게 말해 교통카드다. 또 대중교통 종류마다 쓰는 카드가 다르다고는 하는데, 웬만한 동네 버스는 다 클리퍼 카드로 탈 수 있는 듯하다.

 

위치는 국제선에서 구글맵에 검색하니 바로 나왔다. 역 안에 서울 지하철 역사 내에서 티머니 충전/일회용 교통카드 발급할 수 있는 것처럼 무인 기계가 마련되어 있다. 

클리퍼카드 발급 머신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그냥 냅다 현금을 집어넣으면 됨 ㅎㅎ

발급비용이 3달러고, 내가 지불한 돈 중 나머지 금액이 충전금액 디폴트로 자동 설정된다. 거기서 1달러 단위로 줄일 수는 있다.

넣은 돈이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더 넣으라고 알아서 안내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10달러를 넣어서 총 7달러를 충전했다.

참고로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버스는 한 번 이용할 때 비용이 2.5달러다. ㄷㄷ... 7달러 충전했는데 두번 타니 2달러가 남았다...! 이제 어디서 충전해야하지 ㅎㅎ

 

어플을 사용하면 충전하기는 더 편할 것 같다. 앱스토어 정말 없나...?

 

 

무튼 이러는 사이 Early Check-in 승인 안내가 와서 11시쯤 도착하도록 맞춰 우버 타고 출발!

신기하게도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개인이 아니라 사업자인 것 같았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면도 있고 오히려 답답한 면도 있고...ㅇ.ㅇ

 

도착하고서는 우리가 사는 곳이 한인타운 주변이라 좀 여기 저기 돌아보며 간단하게 장도 보고 저녁도 먹었다.

 

미국에서 만난 홍콩반점과 한인 마트

우리가 사는 동네 주변에 글쎄 홍콩반점이... (주륵)

다들 학회 기간 동안 맛탱이 없는 샌드위치에 시달리고.. 거기다 지극히 짠 미국 음식에 질려버려서 홍콩반점 먹으면서 또 감탄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진수성찬...

노갱이는 홍콩반점 자극적인 맛이어서 한국에서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는데, 이제 이 자극은 자극 축에도 못 낀다며,,,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맛있었다. 홍콩반점만 맨날 먹어도 좋아 *_* 종업원 분들도 다 한국어 쓰고 천국이었음...

 

이렇게 먹고 홍콩반점부터 밤 샌 타격으로 넋이 나가기 시작했는데 애써 정신줄 잡고 장까지 봤다. 그러고 집 돌아와서 뻗었던 거 같다... ㅎㅎ 캘리포니아 도착하고 왜 이리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버리는지 모르겠다. 이러다 정말 한달 훅 지나가버릴 것 같다. 어서 적응하고 알차게 지내야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