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미국 생활

[캘리포니아 한 달 살이] 미쿡에서 맞이한 생일(청담, 타겟)과 구글 방문

Haejiness 2022. 7. 16. 08:50

시간이 점점 더 빨리가는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지만 정말 이렇게 되니 아쉽기도 하다..ㅠ
아무튼 어쩌다보니 이젠 다른 날 있었던 일을 이렇게 한 번에 써버려본다 ㅎㅎ

첫번째는, 생일

미국에서 맞이한 생일!
원래 내 생일은 기가 막히게(?) 잘 챙겨왔는데, 요번에는 다들 바쁘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타이밍을 못잡아서 그냥 별 생각없이 편히 기분 좋게 보내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전날부터 한국 시간 생일 맞춰 축하를 받기 시작하면서 아주 평화롭게 생일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부지가 생일 축하한다고 단톡방에 미국에서 거하게 챙기라고 인사를 해주시는데 흠.. 그걸 보자 "그래 엄빠가 나를 낳아준 날인데 내가 생일날 맛있는 건 먹어줘야지!!!" 생각하며 스멀스멀 아이들의 일정을 물었다. ㅋㅋㅋ
미국 기준 생일 당일에는 노라씨가 이미 선약이 있어서 저녁을 못 먹을 것 같아서, 급히 그날 저녁을 맛난 걸 먹기로 정했다 ㅎ 한국 기준 생일날 *_*

그렇게 호화롭게 갈비와 흑돼지 삼겹살을 먹고...
(at 청담!! 고오급 고기를 파는 한국 레스토랑이랄까... 교수님의 추천으로 방문했고 끝내주게 부드러웠음...)

(또) 한국 식당


맛있게 먹은 뒤에는 그렇게도 고대하던 타겟을 드디어 갔다!
우리 숙소에서 멀지는 않은데, 교통도 애매하고 항상 뭔가 애매해서 안가봤던 곳...
타겟을 고대하던 이유는,,, 별 건 없지만 그냥 어린 시절 미국 살 때의 그 가족들이랑 장 보던 좋은 기억과 고딩 때 다들 모이라는데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한 통짜리를 사서 급하게 구석에 숨어서 그 자리에서 둘이 해치웠던 귀여운 기억,,, 등등으로 그냥 갠적으로 좋아하는 곳이다. 월마트도 좋은뎅... 사실 한국에서도 마트 짱 좋아하는 장순이임ㅎㅎ

일단 운동기구 이것저것 보고 혹...

복싱글러브 쿠팡에서 봤던 게 있어서 찍었다. 그리구 덤벨 거치대랑 세트로 있는 게 너무 이뻐보여서...
한국에 어서 돌아가고 싶은 1순위 이유 중 하나는 나의 운동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점...
이곳의 헬스장이 짱 크고 대박적인 건 맞지만 너무 교통이 힘들다... 한 번 이동하는 데에만 드는 리소스가 어마어마허다,, ㅠㅡㅠ 한국에서는 따악 편하게 왔다갔다하기 좋았는데 ㅠㅜ

어릴 때도 문구류에 환장하던 나... 크래욜라랑 저 풀도 너무 오랜만이었고.. 바인더 거의 살 뻔했다; 바인더도 그리워엉 ㅠㅜ


처음 미국 학교 나갈 때 준비물로 바인더 및 기타 학용품 쇼핑을 싹쓸이 했던 게 생각난다. 그 때도 집 주변 타겟에서 했던 것 같은데. 타겟 주차장이랑 그 건물 모양새가 너무 명확하게 기억난다 ㅠ 그리고 오피스디포(OFFICE DEPOT)도 매우 좋아했다 ㅎ Sharpie 펜 쓸어담는 게 취미였던,,,

대망의 생일 당일에는!


계획한 대로 평화롭게 좀비처럼(?) 잠에 취해 지내고 있었다 ㅋㅋㅋ 여기 침대는 정말 잠이 잘 온다. 미래엔 꼭 이런 침대를 사야지.

평화로운 점심

점심으로는 삼김과 라면~!! 을 먹고 디저트로 유진이가 사왔던 케이크와 커피를 마셨다!
와 라면이 왤케 힐링인지... 이어서 먹은 케이크도 장난 없었다; 유지니랑 홈카페 같다며 흥분해서 분위기 있게 찍어보려 했으나 사진에서 실패,,, 컵이랑 얼음, 접시 정도까지는 성공이었음,,,

쉑쉑만쉑...

인앤아웃 좀 가보고 싶은데 주변에 널린 건 쉑쉑 뿐,,, 저녁으로는 쉑쉑버거를 배달 시켜먹었다.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변하지 않는 나의 픽! 젤 기본 쉑버거(싱글) ㅎㅎ 바닐라 쉐이크는 안 시키면 섭해서 넣었다. 초코덕후지만 쉑쉑버거는 바닐라쉐이크! 사실 다른 시그니처 쉐잌 같은 것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칼로리를 보고 오우... 거의 홀케익 하나를 혼자 먹어버리는 수준의 칼로리라,, 자신이 없어서 차마 못시켰다. 거기 왜 칼로리를 적어놓냐고;

쪼꼬렛...🍫


녹갱이가 친구 만나러 갔다 오며 초콜릿을 사다줬다!!!! 갬동... 귀엽게 'Happy Birthday' 적힌 포장... 먼가 이번 생일에 생일 선물 첨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 중간에 낮쯤 전화와서 초콜릿을 좋아하는 거냐 초코맛을 좋아하는 거냐 물어봐섴ㅋㅋ '둘다!! 고마워!!!' ㅎㅎㅎㅎ
귀엽게도 안에 가득가득 담아줬다,,

ㅋㅋㅋ서프라이즈 케익과 눈물셀카;;


그리고 ㅋㅋㅋ 예상치 못하게 남친이랑 방에서 영통으로 면접 준비하고 있는데 똑똑똑 하더니 갑자기 쿠키케이크가 등장...
아니 받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고마어고마어 하면서 일단 문닫고 방에 들어와가지고는 면접 준비 도와주지도 못하고 광광 울어버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친이 찍은 사진도 있는데 그건 너무 몬생겨서 소장만..ㅎㅎ

결국 남친이 자기가 다 집중을 못하겠다고 ㅋㅋㅋㅋ 나가서 케이크나 먹거나 애들이랑 술이라도 마시라구 그랬다. 사실 막 술마시며 축하할 분위기는 아니긴 했는데 일단 면접 도움 1도 안될 것 같아서 혼자라도 와인이나 마실까 하고 케익들고 총총 내려감 ㅎㅎ 그러다 노경이가 껴달라 해서 다행히(?) 겸상을 하게 되었당

야밤의 술파티...


여기 온 이래 가장 술을 한 번에 많이 마신 듯,,, 도수가 높은 술들은 아니었지만 기분이 좋고 또 수다를 계속 떨고 자러 가기가 싫었다 ㅎ 그리고 김쟁이랑 또 김을 바닥냈닼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엄청나게 먹은 듯,,, 정작 케이크는 달아서 조금 밖에 못먹음..ㅋㅋㅋ

그 이후에는 주말 내내 잠 보충하며 잠자다가~ 면접 준비 좀 하다가~ 발표 준비 좀 하다가~ 스벅도 갔다가~
그렇게 보내고 담주에 구글을 방문했다!!


구글 방문

구글~

신사옥이라고 한다. Bay view였던가..!
저번에 미국 왔을 땐 마운틴뷰 캠퍼스를 구경했었는데, 이번엔 좀 떨어진 곳에 새로 생긴 사옥이라고 했다!
여기는 오피스가 직접 있기보다 미팅/세미나룸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근데 규모가 어마무시... 놀이 공간?이랄까 game room도 있었다..!!! 포켓볼, 다트, 어쩌구 등등 할 수 있는 곳.

근데 사실 들어가자마자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예전에 일하던... 카엔 분위기의 냄시가 스멀스멀 났다.
안마의자 모여있는 안마실과... 공간도 되게 다양한 편이고, 간식은 물론 거의 가볍게 끼니를 먹을 수 있는 공간까지... 좋은 환경의 회사는 다 이 정도는 갖춰야되는 건가,,,

박사님을 만나자마자 건물을 슬쩍 둘러보고 미팅룸에 들어가 각자 준비한 발표를 시작했다. 미팅룸도 짱 좋았다...

벽에 붙어있던 귀요미 화이트보드와 우리덜 ㅎㅎㅎ


저렇게 둘러앉아 앞쪽의 화면을 띄워 미팅을 진행하는 거였다.
재택근무도 많아져서 그런가, 미팅룸 자체에 모니터 아래에 카메라가 떡하니 걸려있고 그 카메라에 비친 우리 모습도 바로 보였다. 원격 회의를 하기도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미리 예약해놓으면 그 방에 예약된 내역이 책상 위 작은 모니터에 쭉 떠서, 이 방을 언제까지 비워줘야하는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 그렇기 땜에 예약된 시간까지 좀 여유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룸을 예약해 사용할 수도 있었다!
아주 마음에 들었음ㅇ.ㅇ

구글 카페테리아~~ 그 와중에 조촐하게 건져온 음식들,,,


구글 밥... 말로만 듣던 구글 밥을 처음 먹어봤다. 왜 다들 구글에서 밥을 찾는 걸까 했는데 ㅋㅋㅋㅋ
이게 밥도 물론 회사에서 나오는 것치고 말도 안되는 종류의 메뉴 구성인 것 같은데, 맛도 맛이지만 그만큼 나는 카페테리아 자체가 너무 좋았다.
엄청 넓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의 폭도 꽤 넓은 편이었다!
우리가 간 날은 무슨 구글 행사가 있는 날이었는지 사람이 가득하고 그마저도 Rush Hour에 맞춰 와버린 탓에 줄이 엄청 길어서, 거의 세기의 맛집에 온 느낌이었다. 박사님 말씀으로는 이렇게 평소에 사람이 많지는 않다고 하셨고, 그보다 본인은 Rush Hour를 피해서 오신다고 하셨다. 우리가 너무 미팅을 길게 끌어서 ㅋㅋㅋ... 12시 땡하고 나와버렸다 ㅎㅎ😓
박사님이 30분 예약을 해두셨는뎈ㅋㅋㅋ무슨 인당 20분을 준비해와서^^;;;


미팅도 끝나고 밥도 맛나게 먹고, 박사님과 인사를 한 뒤에 우리는 Google의 G 앞에서 사진을 찍어댔다. 단체 사진도 찍고!
여기 경치가 진짜 끝내줬다.

진짜... 최고


진짜 짱이었던 것 중 하나는, 여기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이렇게 마련되어 있다.
화이트보드에 적힌 내용을 보니 수업? 같은 형식으로도 하는 것 같았다. 구글 최고...
또 건물 이동하는 사이 어떤 댄스팀이 BTS 다이너마이트 스트릿 공연을 하고 있어서 오오왕 하며 찍었는데, 박사님 말씀으로는 구글 직원들일 거라고 했다. 구글... 정말 좋은 곳 같다. 회사에 트레이닝하는 곳에 춤동아리까지..? 완전 내스탈...

구글 입구에서 박사님 기다리며 ㅎㅎ


이렇게 구글 만남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 잠시 뻗어있다가 그날 밤에 있던 면접을 좀 준비하기 시작했다.
별로 피곤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숙소에 와서는 정신 못차리고 잠든 거 보면 나도 어지간히 피곤하긴 했나보다. 확실히 차가 없으니 한 번 이동하는 데에 너무 신경을 쏟게 되고 그러다보면 잔뜩 피곤해져 돌아오는 듯...

밤에 면접도 끝내고 후련하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구글리서치 박사님과의 미팅 이후...
미국에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학회가 너무 좋았어서 학회만으로도 미국에 있는 시간동안 얻을 수 있는 굉장히 큰 에너지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애플에 계신 박사님과의 미팅, 구글에 계신 박사님과의 미팅을 통해서 컴퓨터 과학 쪽 연구자의 길을 세계적 기업에서 밟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전에 없던 동기부여였다. 애플 박사님 만남 이후에 쓴 블로그 글에도 말했지만, 이 분들과의 만남은 나한테 큰 경험인 것 같다.

특히 구글리서치 박사님과의 미팅에서는 직접적으로 내가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혼자 막막해하던 포인트에 대해 실제 프로덕션 관련 사례를 접하고 박사님의 조언도 얻은 게 진짜 값지다고 느꼈다. 사실 많은 신생 랩실이 그렇겠지만, 교수님을 제외하고는 박사생이 없는 우리 랩실에서, 되게 사소한 포인트에 대해 누군가에게 실용적인 조언을 얻는 게 쉽지가 않다. 교수님께서도 수많은 프로젝트와 학생들과 엮여 있으신 와중에 나의 코드를 뜯어봐주시거나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봐주실 여력은 없으시기 때문에, 자율성이 최대 장점이자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런데 그 분야 프로젝트를 직접 하고 있으신 박사님께서 너무 당연한 얘기를 하며 '이렇게 해보라' 해주셨는데, 그 얘기를 듣자마자 '와 나 멍청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속으로 유레카를 외쳤다...!

동시에 교수님께서 우리를 어떤 경험이라도 해보라고 계속 기회를 열어주시려는 게, 이런 이유에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학회에서도 그렇고, 이번 박사님들을 만나면서도 그렇고, 이 분야의 정말 큰 특징 중 하나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지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커뮤니티라는 게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물론 유럽권도 있다. 내 연구 분야의 경우 유럽권 교수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그게 또 큰 장점이기도 하다는 걸 이번 미국 경험을 계기로 느끼고 있다.

내가 당장 옆에 도움 받을 사람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분야는 논문 좀 읽어보고 난데없이 메일을 보내거나 깃헙에 이슈를 남기며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다들 별 거리낌없이 답장을 준다. 물론 엄청 바쁘신 유명한 교수님들은 잘 안 주시겠지만 ㅎㅎ 그게 아니라면 본인의 연구와 관련된 어떤 질문이나 관심이든 반기는 분위기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접근하기도 이렇게 쉬울 수가 없다. 깃헙, 링크드인으로 가볍게 대화 혹은 네트워킹을 시작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도움 받을 사람이 전세계에 널린 거다. 얼마 전에도 한 논문을 읽고 저자에게 정말 사소한 질문을 했는데, 본인은 안해봤다며 대신 페이퍼를 하나 추천해줬다 🥺(감동). 이런 게 익숙해지는 과정을 여기 와서 배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런 네트워킹 마저도 정말 잘 활용하려면 결국은 내 실력과 인사이트를 키우는 게 중요하겠지만...!!!!


아무튼 또 재밌었던 경험 주저리 끝 :) 이번엔 내용이 많은 것 같군;;